독서백편의자현/多모아書보기 4

우리 같은 곳을 보고 있는 거 맞나요 _ 같은 상황 다른 생각

영화 《여섯개의 시선》은 제목만으로 ‘누구의 시점’으로 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르게 보이는 세상을 전개하지 않았을까 짐작할 수 있다. 누구의 눈으로 보느냐에 따라 세상은 전혀 다른 풍경과 분위기를 띄게 된다. 《여섯개의 시선》처럼 다양한 시선으로 사건을 전개한 작품들을 모아본다. 지옥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저 아쿠타카와 류노스케의 「덤불 속」은 다중 시점의 묘미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소설이다. 이 작품은 무사의 시체를 둘러싼 서로 다른 입장을 그리고 있다. 저마다 자기 합리화를 위해, 스스로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나만의 입장’을 증언하는데, 이 한 가지 사건은 무려 일곱 가지의 서로 다른 ‘시점’에서 전혀 다르게 해석된다. 책을 다 읽고 나서도 누구 이야기가 진실인지 알 수는 없다. 덤불 속에서 진짜 무..

'인간'의 삶을 뛰어넘는 '그들'이 말하는 세상

「금수회의록」이나 『동물농장』에서 사람이 아닌 각종 동물들의 눈에 비친 인간의 모습은 ‘인간’이라는 존재를 평소와 전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의외의 시선이 인간이 바라볼 때는 결코 만만치 않는 진지함이 있다. 무심한 듯 살아가는 非인간 존재들이 보는 인간의 세상을 그린 작품들을 모아본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나쓰메 소세키 저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한 번도 쥐를 잡지 않았고, 인간을 연구⋅관찰하는 것이 취미이며, 호기심 많은 고양이가 화자이다. 고양이는 주인인 진노 구샤미의 일가와 그 집 서재에 모여드는 지식인들의 말과 행동을 관찰하고, 그들의 속물근성과 추악함을 냉철하게 비판하고 조소한다. 책을 읽으며 쿠샤미 주변 사람들이 늘어놓는 궤변에 잠깐씩 웃음 짓기도 하고, 고양이의 날카로운 분석 ..

무엇이 그들을 죽음의 충동으로 내몰았을까?

《특수사건 전담반 TEN》 제3회 ‘미모사’ 편을 시청하면서 ‘자살’에 대해 생각해 본다. 하루 평균 40명꼴인 자살 공화국 대한민국.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사람이 자살로 사망할 확률은 고혈압이나 당뇨병으로 죽을 확률보다 높다. 무엇이 사람들을 자살로 몰고 가는 것일까? 《TEN》 3회는 ‘개코’라는 별명을 가진 백도식의 후배가 누군가에게 일곱 번이나 찔린 채 잔혹하게 살해됨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개코는 잇달아 발생한 자살사건에서 타살의 의혹을 제기하고 추적하는 중에 살해되었다. 개코의 집에서 발견된 화분에 "Noli me tangere(놀리 메 탄게레, Don't touch me)"라는 라틴어 문구가 발견되고, 연쇄살인의 가능성을 두고 수사가 진행된다. 자살과 자살사이트, 자살을 돕는 이의 스토리. 백..

살기 좋은 환경을 원한다면 그에 알맞은 시민다움을 가져라.

대학에서 생태건축을 공부하면서 나는 프라이부르크에 대한 조사를 한 학기동안 했었다. 프라이부르크에 대한 조사하면서, 박영신 교수님이 말씀하신 “우리가 프라이부르크에서 배울 것은 그곳의 경관이 아니라 그 도시의 시민이다.”라는 말에 공감했었다. 그리고 프라이부르크와 다른 환경도시에 관한 서적을 읽으면서 우리가 환경 도시라고 말하는 곳의 시민은 그 환경 도시다운 시민다움을 다 간직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다. 우리는 흔히 나라의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물론 정책은 중요하다. 그것이 방향이 되고, 정책이라는 힘이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 정책이라는 것의 전제에는 그것에 동조하고 함께 해 줄 시민이 필요하다. 시에서 아무리 정책을 세우더라도 시민들이 그 시에 대해 신뢰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