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어주는Girl 24

이것이 물고기의 즐거움이지요 … 푸페이룽『장자교양강의』

이번 해 상반기 독서계획으로 '동양고전강의'를 모두 읽는 것을 정했었다. 논어, 맹자, 장자, 순자 등 '돌베개'에서 출판한 동양고전강의시리즈를 근 6개월동안 읽으면서 왜 우리 선조들이 이런 고전서들을 읽고 배우고 생활의 지침으로, 삶의 가치관으로 삼았는지를 조금은 느낄 수 있었다. 읽으면서 인상적인 부분은 고전 원서를 찾아가면서 보느라 생각보다 길어졌지만, 이번 해의 전반기는 동양고전에 빠져 아주 유용한 시간을 보낸 것 같아 괜히 뿌듯하다. 6개월의 독서일기와 서평 등을 정리하기 앞서 인상적인 부분들을 몇 가지 옮겨보려 한다. 그 첫번째로 『장자교양강의』에서 한 부분을 옮겨본다. '물고기'와 '즐거움' 두 단어를 보면 자연히 장자를 떠올리게 된다. 자연 풍광이 좋은 곳에 가면 작은 다리에 물이 흐르는 ..

완전경쟁, 찾아보기 힘든데도 관심을 갖는 이유 … 이준구『새 열린 경제학』

※ 완전경쟁의 성립조건 1. 다수의 수용자와 공급자(가격수용자) - 완전경쟁시장에서는 다수의 수요자와 공급자가 존재하므로 개별수용자와 공급자는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 - 그러므로 개별수용자와 공급자는 시장에서 결정된 가격을 주어진 것으로 받아들이는 가격수용자(price taker)로 행동한다. 2. 재화의 동질성 - 모든 기업은 완전히 동질적인 재화(homogeneous product)를 생산한다. - 재화의 품질뿐만 아니라 판매조건, 애프터서비스 조건 등 모든 것이 동일함을 의미한다. 3. 자유로운 진입과 퇴거(자원의 완전이동성) - 완전경쟁시장에서는 생산요소의 완전이동성이 보장되므로 기존의 생산요소를 이용해서 다른 재화를 생산하는 것이 가능하다. - 그러므로 특정산업으로의 진입과 퇴거가 자유롭..

나뭇잎 지는 소리가 빗소리처럼 … 김풍기『옛시에 매혹되다』

산 속 절 집에 하루 밤을 묵었다. 창 밖이 갑자기 소란한 것이 난데없이 비라도 쏟아지는 모양이다. 저녁때까지 말짱하던 날씨였다. 영문을 몰라, 심부름하는 사미승을 부른다. “얘! 비가 오나보다. 바깥 날씨 좀 보고 오너라.” 꼬마 스님, 대답은 않고 그저 생글생글 웃는다. “손님! 비는 무슨 비랍니까? 창문 열고 보세요. 이제 막 떠오른 달님이 남쪽 시내 나뭇가지에 걸려 있어요.” 어라! 요녀석 보게. 비 오냐 묻는데 달 떴다 한다. 창문을 열고 보니 밤바람에 온 산 나뭇잎이 일제히 나부껴 땅에 뒹굴고 있었다. 조선 중기 문인 송강松江 정철鄭澈은 술과 시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그의 술은 지나친 점이 있었기 때문에 스스로 술을 끊겠다는 글을 지은 적도 있었다. 상대 당파에서는 그의 술이 언제나 공격의 ..

나만의 목소리를 가져라 … 정민『다산선생 지식경영법』

다산 정약용. 예학과 사학을 고루 섭렵했으며, 수원 화성을 설계하고 거중기를 제작한 인물. 이것뿐이겠는가? 의학에 정통하여 의학서를 펴냈으며, 법률을 정리해낸 법학자이기도 했다. 그는 어떻게 이렇게 수많은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을까? 그 비결을 찾아 정리한 책이 바로 정민이 쓴 『다산선생 지식경영법』이다.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그 정보를 어떻게 경영하면 좋은지를 알려주고 있다. 오늘은 상식과 타성에 젖어 나를 잊고 살아가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며 이 책을 열어본다. 일반지도(一反至道)는 한 차례 생각을 돌이켜 깨달음에 이른다는 말이다. 자극 없이 똑같은 일상 속에서 창의적인 역량은 발휘되지 않는다. 늘 하던 대로만 해서는 새로운 성취를 이룰 수가 없다. 생각을 바꾸고 방법을 바꾸면..

자금성은 자금성이고 경복궁은 경복궁이다 … 유홍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6』

《놀러와》에 출연해 유홍준 교수는 한국인들의 문화의식에 관해 언급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6』을 읽으면서도 느꼈던 것이지만, TV를 통해 음성으로 듣고 나니 나부터도 우월의식과 열등의식을 왔다갔다하는 우리문화 인식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책의 시작에 언급된 이 내용을 마음에 새기며 옮겨본다. 한국인의 이중적 문화의식 한국인의 문화의식에는 이중적인 면이 많다. 우리는 유구한 역사와 찬란한 문화유산을 갖고 있다고 입버릇처럼 말할 정도로 민족적⋅애국적 자부심이 강한가 하면, 한편으로는 이집트, 그리스, 중국의 거대한 문화유산을 보면 우리 문화는 독창적인 것이 적고 스케일도 작으며 초라하다고 말하곤 한다. 외국의 유명한 박물관에서 한국실이 일본의 것에 비해 형편없이 빈약한 것을 보면 마음 상해 씁쓸해하면서도..

하지만 거짓말의 유효기간은 짧아요 … 미야베 미유키『모방범3』

『모방범』 3부에서 사람들은 아미가와 고이치의 거짓말에 놀아난다. 자신의 계획에 의해 범인으로 누명을 쓴 가즈아키의 여동생에게까지 접근해 가즈아키의 무죄를 주장하는 아미가와의 모습은 소름까지 끼치게 한다. 명문대생으로 ‘저 사람은 절대 그럴 리 없다’는 인상을 가진 아미가와. 사람들 속에 그는 호감형 인물이다. 이런 점을 아미가와는 역이용한다. 자신이 진범이면서도 그 사실을 철저하게 숨기고, 친구의 억울함을 풀겠다며 책을 쓰고, 방송에까지 나가 일명 ‘정의의 용사’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 낸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피해자의 아픔을 이용하는 사람도 있고, 겉모습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이 풍조를 이용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아래의 아키쓰의 말처럼 진실은 반드시 밝혀지며, ..

경제학은 사회의 질병을 치유하는 의학이다 : 경제학의 도전

※ 경제학이란? ① 경제학이란 주로 자원의 희소성으로 인해 발생하는 선택의 문제를 다루는 학문으로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다. 경제학은 제한된 자원으로 인간의 물질적인 욕구를 최대한 충족시키기 위한 합리적인 방법을 연구하는 학문 분야이다. ② 경제학은 사회과학의 한 분야이며 사회전체의 관점에서 본 경제문제의 해명이 경제학자들의 주요 관심사이다. ③ 전통적으로는 재화의 생산, 교환, 소비 등과 관련된 선택의 문제가 경제학의 주요 대상이었으나 최근 들어 정치(공공선택), 범죄, 자녀출산, 스포츠 등의 분야로까지 연구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어떤 경제학자는 경제학을 “경제학자들이 하는 일”이라고 정의했는데, 이것은 경제학을 정의하기가 정말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말이다. 여러 학자들의 정의가 있지만 필자는..

희이 선생 뭐가 그리 기쁘시오 … 윤두서 《진단타려도》

윤두서는 고사 속의 인물을 중심으로 화면을 구성하면서도 넓은 길이 한중간에서 꺾여나가도록 하고 그 끝을 아득하게 여백 처리함으로써 이제부터는 오래토록 온 천하가 평화로우리라는 희망을 암시하였다. 오주석의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 1 오주석 | 솔 | 2005 오주석은 그림을 감상할 때 단순히 ‘보기’보다 그림에 담긴 진정한 의미를 ‘읽어내야 한다’는 선인들의 가르침을 깔끔한 어조로 전달한다. 우리 옛 그림을 잘 완상하려면 옛 사람의 눈으로, 옛 사람의 마음으로 느끼는 자세를 갖는 것이 기본이라고 일러주며, 그림의 문외한조차 즐겁고도 쉽게 읽어낼 수 있게 해 준다. 『오주석의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 1』에 수록된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화가 9명의 명화 12점에 관한 해설에서 내면의 삼엄함, 도가풍의 은일, 풍..

스페인의 작은 마을에서 날아온 소식 … 파블로 피카소 《게르니카》

스캔들 미술사 하비 래클린 | 서남희 역 | 리베르 | 2009 『스캔들 미술사』는 모나리자나 게르니카 등 26편의 명화에 얽힌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미술은 삶에 관한 것이다. 궁극적으로 그 뒤에 담긴 이야기들은 미술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인간의 이야기인 것이다."라는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은 그림에 대한 보편적인 지식뿐만 아니라 그림이 담고 있는 인간들의 이야기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림 속에 숨어 있는 '스캔들'을 맛깔 나게 담고 있다. 1937년 4월 말 세계를 화들짝 놀라게 한 경악스런 뉴스로 인해, 피카소는 자꾸만 뒤로 미루던 일을 마무리 짓게 된다. 그 소식은 스페인 북중부 바스크 지방의 작은 마을인 게르니카에서 날아왔다. 자유의 상징으로 귀하게 여기는 보물인 참나무 밑에서 바스카야 주 의..

덩실덩실 소매를 펄럭이며 … 김홍도 《무동》

오주석의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 1 오주석 | 솔 | 2005 오주석은 그림을 감상할 때 단순히 ‘보기’보다 그림에 담긴 진정한 의미를 ‘읽어내야 한다’는 선인들의 가르침을 깔끔한 어조로 전달한다. 우리 옛 그림을 잘 완상하려면 옛 사람의 눈으로, 옛 사람의 마음으로 느끼는 자세를 갖는 것이 기본이라고 일러주며, 그림의 문외한조차 즐겁고도 쉽게 읽어낼 수 있게 해 준다. 『오주석의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 1』에 수록된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화가 9명의 명화 12점에 관한 해설에서 내면의 삼엄함, 도가풍의 은일, 풍아(風雅)의 유유자적 같은 분위기가 스멀스멀 피어난다. 《무동》의 원형 구도는 화가가 운영한 뛰어난 화면 구성이 아닐 수 없다. 방사선 구도의 원심적인 요소가 신명 넘치는 우리 옛 가락의 분위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