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읽어주는Girl/감성ART여라

모나리자가 머금은 신비로운 미소 … 레오나르도 다빈치 《모나리자》

Mona Lisa / 1503~06 / Leonardo da Vinci / Erich Lessing / Art Resource, NY.

 

 

 

 

 

 

 

스캔들 미술사

하비 래클린 | 서남희 역 | 리베르 | 2009

 

『스캔들 미술사』는 모나리자나 게르니카 등 26편의 명화에 얽힌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미술은 삶에 관한 것이다. 궁극적으로 그 뒤에 담긴 이야기들은 미술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인간의 이야기인 것이다."라는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은 그림에 대한 보편적인 지식뿐만 아니라 그림이 담고 있는 인간들의 이야기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림 속에 숨어 있는 '스캔들'을 맛깔 나게 담고 있다.

 

모나리자 또는 지오콘도의 초상의 배경에는 풍경이 있는 의자에 앉아 있는 젊은 여인을 보여준다. 대부분의 설명에 따르면 레오나르도가 그녀의 이미지를 영원히 남기기 시작할 때, 모델의 나이는 약 24살이었다. 관능적이고 풍만한 이 여인의 몸은 왼쪽을 향하고 있지만 얼굴은 거의 정면을 바라보고 있다. 그녀는 긴 소매 주름비단옷을 입고, 숄은 어깨까지 늘어져 있다. 검은색 머리는 중간에서 갈라져 있고, 곱슬머리가 옆얼굴에서 어깨까지 내려와 있다. 머리에는 얇은 베일을 쓰고 있다. 왼쪽 팔은 의자 팔걸이에 우아하게 얹고, 손가락 끝은 살짝 구부리고, 오른쪽 손은 왼쪽 허리에 대고 있다.

 

모나리자가 앉아 있는 배경을 보면 턱 아래쪽의 시골 풍경은 가까이 보이고, 위쪽 풍경은 멀리 보인다. 그 배경은 단순히 시각적인 아름다움만 주는 것이 아니라, 그 초상화의 핵심으로 생각될 수도 있다. 왜냐하면 상징적 의미가 거기 담겨 있다고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나리자의 부드럽고 상냥한 몸가짐과는 달리 시골 풍경은 험악하고 불길하다. 그렇긴 해도 그 풍경은 모델과 마찬가지로 짜임새 있고 신비롭다. 왼쪽에는 시작도 끝도 없는 구불구불한 길이 보인다. 오른쪽에는 마른 강바닥 위에 놓인 다리가 있다. 멀리 보이는 풍경에는 안개 낀 녹색 하늘을 향해 산봉우리들이 제멋대로 삐죽삐죽 솟은 산이 보인다.

 

관객의 눈길은 자연히 미소를 머금은 고요하고 신비로운 얼굴로 향한다. 입술 양끝은 마치 관객에게 자기의 마음을 읽어보라고 도전하는 것처럼 살짝 올라가 있다. 그녀는 유혹하지만 한편으로는 절제하고 있다. 마음속에 무언가 담고 있지만 침묵하고 있기도 하다. 행복감을 발산하면서도 억누르고 있기도 하다. 그녀의 모습은 흐릿하다. 사람 모습을 한 스핑크스가 우리에게 자기의 신비로운 비밀을 풀어보라고 하면서 그것이 자아내는 당황함을 즐기는 것 같기도 하다. 우리가 그 모습을 오래오래 바라보며 그녀에 대해 알려고 애써 봐도, 그녀가 자아내고 싶어하는 친밀감은 여전히 멀게만 느껴진다. 오랫동안 미술계의 많은 지성들이 모나리자가 머금은 신비로운 미소의 비밀을 풀어 보려 애썼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레오나르도를 향해 앉아 있을 때 모나리자는 정말로 미소를 지었을까? 어쩌면 화가 자신에게 따로 이유가 있어 그런 미소를 그려 넣은 것은 아닐까? 모나리자의 의미심장한 눈과 입을 통해, 레오나르도는 그녀가 아니라 자신에 대해 무엇인가 말하고 있었던 것일까? 그는 이 초상화 한 점에, 이루 다 나타낼 수 없는 여성의 특성을 표현하려고 애썼던 것일까?

 

레오나르도는 모델의 눈이 반짝이게 그렸다. 또한 입매에도 살짝 미소를 머금게 했다. 무엇보다도 눈에 담긴 기교는 참으로 출중하다. 우리가 그림 앞 어디에 서 있다 하더라도 우리의 눈길은 그 눈길과 신기하게도 마주치는 것 같다. 그녀는 캔버스 안에 갇혀 있지만 그 모습에서 생명력이 퍼져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