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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노래답게부르자Go/클릭! 시조 즐기기

조선시대 유행가 가사, 시조를 즐기는 법

고전시가는 우리 민족이 공감할 수 있는 정서를 잘 담아낸 노래이며, 당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던 유행가였다. 실제로 고전시가는 악보가 존재했고, 그 노래를 부르는 곡조형태가 정해져 있었다.

 

노래는 가사와 곡조로 이루어진다. 고전시가의 가사는 시조와 같은 것이었는데, 당대 다양한 형태로 유통되고 있던 노랫말을 엮은 것이 가집이다.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과거 어머니가 보시고 노래를 불렀던 ‘노래 가사집’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18세기 초반 김천택(金天澤)은 당대의 가객(歌客)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노랫말들을 모아 『청구영언(靑丘永言)』을 편찬했다. 『청구영언』은 현재까지 전해지는 가집 중 편찬 연대(1728년)가 가장 오래되었고, 방대하다. 김수장(金壽長)도 18세기 후반에 새로이 시조집 『해동가요(海東歌謠)』를 편찬했으며, 19세기에 이르러서는 박효관(朴孝寬)과 안민영(安玟英)이 『가곡원류(歌曲源流)』를 펴내게 된다. 이 가집들은 조선시대 3대 가집으로 꼽히는 책으로 우리 옛 노래의 대부분은 이 책들에 실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가집들에는 비록 노랫말만 수록되어 있지만, 각 작품들에는 곡조와 창법들을 밝히고 있어 하나의 음악적 지침이 되었다. 당시 가객들은 그 노래를 어떻게 부르면 되는지 곡조만 보아도 알았다는 뜻이다. 우리가 시조를 정형시라고 배웠는데, 그것은 각 시조별로 일정한 속도에 노래의 길이나 양을 정하여 불렀기 때문이다.

 

‘노래를 잘 부르는 자는 마땅히 소리 가운데 글자가 없게 하고, 글자 가운데 소리가 있게 한다.’는 말이 있다. ‘글자 가운데 소리가 있게 한다’는 것은 가수가 노래할 때 글자와 소리를 양분하는 것이 아니라 글자 내면에 소리가 살아 있게 해야 한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우리의 가곡은 특히 가사를 중시했다. 가사의 정확한 내용을 숙지하지 못하고 노래를 부른다는 것은 앵무새가 사람의 소리를 흉내 내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가창자는 가사 앞에 적힌 짧은 곡조를 보며 노래의 의미를 생각했고, 가사를 보며 그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한 후에야 그것을 소리로 표현했다. 이는 각 곡조의 성질을 적고 있는 『가곡원류』의 “가지풍도형용십오조목(歌之風度形容十五條目)”에서 확인할 수 있다.

 

‘풍도’와 ‘형용’은 가창자가 노래를 할 때 어떠한 기분과 감정의 상태로 노래해야 하는지를 지시하는 한자로 된 단구이다. 『가곡원류』에는 모두 15개의 곡조와 ‘풍도형용’이 적혀 있다. '풍도형용'을 확인하고 싶다면 아래를 클릭!

 

 

물론 수백 년 전 작품을 우리가 지닌 현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면, 이질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고전을 현대적인 시각으로 보고 의미를 찾는 것은 분명 필요하지만, 처음부터 너무 현대적 의미를 찾으려 한다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우리가 학창시절 고어와 싸워가며 머리 아프게 배웠던 고전시가는 그 당시 사람들의 노래였다. 읽기가 아닌 부르는 대상. 그러니 현대어 풀이나 해석에 너무 얽매이지 말고 그 자체로 편하게 소리 내어 불러보길 바란다.

 

 꾸마이가 제안하는 시조를 즐기는 다섯가지 방법

 

첫번째, 반드시 소리내어 읽어라.

두번째, 자신의 이야기처럼 들리는 노래가 있듯이, 자신의 이야기 같은 시조를 만나게 되면 작사가의 입장이 되어 보라.

세번째, 노래를 들을 때 좋은 가사말이 있듯이, 시조에서도 그런 부분이 있으니 찾아보자.

네번째, 사람마다 노래를 좋아하는 이유가 다르듯이, 시조가 좋은 이유가 다양하다는 것을 인정하라.

다섯번째, 가사말이 주어졌으니, 편곡자가 되어 가사말에 어울리는 음을 만들어보라.

 

의외로 재미있고, 편하게 다가올 것이다. 미처 깨닫지 못했지만 우리 선조가 남겨준 익숙한 가락이 우리 안에서 살아날지도 모른다. 그때쯤이면 고전시가가 지닌 의미와 가치를 잘 이해하게 되고, 공감하는 노래도 생기게 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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