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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백편의자현/多모아書보기

살기 좋은 환경을 원한다면 그에 알맞은 시민다움을 가져라.

대학에서 생태건축을 공부하면서 나는 프라이부르크에 대한 조사를 한 학기동안 했었다. 프라이부르크에 대한 조사하면서, 박영신 교수님이 말씀하신 “우리가 프라이부르크에서 배울 것은 그곳의 경관이 아니라 그 도시의 시민이다.”라는 말에 공감했었다. 그리고 프라이부르크와 다른 환경도시에 관한 서적을 읽으면서 우리가 환경 도시라고 말하는 곳의 시민은 그 환경 도시다운 시민다움을 다 간직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다.

우리는 흔히 나라의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물론 정책은 중요하다. 그것이 방향이 되고, 정책이라는 힘이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 정책이라는 것의 전제에는 그것에 동조하고 함께 해 줄 시민이 필요하다. 시에서 아무리 정책을 세우더라도 시민들이 그 시에 대해 신뢰하지 않고 동조하지 않는다면 그 정책은 탁상공론으로 그치고 말 것이다.

프라이부르크, 꾸리찌바, 그로닝엔시 등의 세계적인 환경 도시들을 보면, 그 도시가 만들어지기까지 모두 그 시의 획기적인 정책과 더불어 그것에 동조하는 시민이 있었다. 환경도시를 보고, 시민들을 만날 수 있는 책들을 모아본다.

먼저 환경 수도 프라이부르크가 탄생하는 과정을 보면 시민의 역할이 컸다. 자동차가 한참 성행하고 있을 때 프라이부르크의 시민들은 자동차가 주는 편리함을 뒤로 한 채, 도로를 만들기보다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들었다. 그리고 원자력 발전소 건설계획과 흑림의 산성비 피해를 계기로, 그들은 원자력 발전소가 세우기보다 자신들의 생활을 먼저 돌아봤다. 발전소를 세워 얻을 수 있는 에너지를 자신들의 소비생활에 대한 반성과 생활 속 환경실천으로 채웠다. 오일쇼크라는 에너지의 큰 타격에도 그들은 물러서지 않았고, 대안의 삶을 선택했다. 구호로 끝났어도 괜찮았을 여러 고비들이 있었지만, 그들은 구호로 끝내지 않고 바로 자신들의 삶 속에서 실천으로 옮겼다.

프라이부르크 시가 ‘환경 최우선 정책’을 펼 수 있는 것은 이 곳 시민들이 개발보다는 아름다운 자연의 보전을 우선시 한다는 것을 시가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시민들이 있었기에 행정부에서는 환경에 대한 정책을 주저 없이 내 놓을 수 있었고, 우리는 프라이부르크라는 녹색도시를 만날 수 있었다.

꾸리찌바의 경우에서도 시민은 중요한 위치에 있다. 꾸리찌바의 시민들은 시에서 하는 사회적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지지했다. 시가 빈민을 돕는 것에 많은 돈을 지출해도 이것에 대해 불만을 말하지 않았다. 그리고 깨어지기 쉬운 유리로 만들어진 원통형 정류장과 오페라 하우스, 식물원 온실 등 어디에서도 공공 시설물의 파괴 행위는 일어나지 않았다. 이것은 우리나라에서라면 보기 드문 일일 것이다. 거리에 공중전화 박스의 경우만 보더라도 그곳에 유리가 얼마나 많이 깨져 있는가? 꾸리찌바가 환경도시로 만들어지고, 유지될 수 있는 것은 시가 이룬 일들을 돕고, 보호하고자 하는 시민들이 있었다.

지금 우리가 생태 건축을 배우고, 환경에 적합한 방안들이 무엇인가를 배우더라도, 이것을 바로 우리가 쓰지 않으면 이것은 그냥 지식을 줄 뿐 실현이 되지 않는다. 나라의 여건을 말하고, 여기서는 아무 것도 하지 못한다고 말하기 전에 먼저 우리의 가치관과 의식을 바꾸고 좀 더 적극적으로 환경을 말하고, 우리의 설계에서도 친환경적인 설계를 하는 실천이 필요하다. 모든 환경도시에서 말하듯이, 처음의 변화는 많은 논란과 혼란을 줄 것이다. 그러나 그로닝엔시에서는 증명한다. “지금도 작은 논란거리가 남아 있긴 하지만 1977년 이전의 상태로 다시 돌아가자는 주장은 어디서도 찾아 볼 수 없다.” 어떤 경우에서도 처음의 변화는 힘이 든다. 하지만 그 진통의 뒤에는 모두가 부러워하고 살고 싶어 하는 환경도시가 탄생했다.

 

 환경 도시가 탄생하기까지 시민들의 동조와 참여가 얼마나 중요한가?

 정책이 아무리 환경 우선 정책이라고 할지라도 시민의 지지와 참여가 없이는 그 정책은 아무런 효력을 발생하지 못한다.

 우리나라의 길거리를 보라. 가깝게는 학교 주변의 길거리를 보라.

 주변에 많은 재활용품 통과 분리수거 통이 있지만 분리수거는 거의 되지 않는다. 오히려 재활용품을 모으는 곳에는 쓰레기가 넘쳐 난다. 바로 쓰레기장이 되어 버린다.

 그리고 재활용품을 모으는 통과 분리수거 통을 보라. 찢어지고 부서지고 바로 된 것은 없다. 많은 돈을 드려가며 시에서는 정책을 세워 곳곳에 놓아두지만 시민들은 그것을 지키고, 깨끗이 보호하지 않는다. 정책은 있지만 시민들의 동조가 없다.

 시민들이여 깨어나라. 그리고 우리가 살기 좋은 환경을 원한다면 그에 알맞은 시민다움을 가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