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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은 사회의 질병을 치유하는 의학이다 : 경제학의 도전

※ 경제학이란?

① 경제학이란 주로 자원의 희소성으로 인해 발생하는 선택의 문제를 다루는 학문으로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다.

경제학은 제한된 자원으로 인간의 물질적인 욕구를 최대한 충족시키기 위한 합리적인 방법을 연구하는 학문 분야이다.

② 경제학은 사회과학의 한 분야이며 사회전체의 관점에서 본 경제문제의 해명이 경제학자들의 주요 관심사이다.

③ 전통적으로는 재화의 생산, 교환, 소비 등과 관련된 선택의 문제가 경제학의 주요 대상이었으나 최근 들어 정치(공공선택), 범죄, 자녀출산, 스포츠 등의 분야로까지 연구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어떤 경제학자는 경제학을 “경제학자들이 하는 일”이라고 정의했는데, 이것은 경제학을 정의하기가 정말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말이다. 여러 학자들의 정의가 있지만 필자는 케인스의 스승이었던 마셜(Alfred Marshall)의 정의가 정곡을 찌른다고 생각한다. 그는 “경제학은 일상생활 중의 인간에 대한 연구이다.”라고 정의하였다. 그리고 경제학은 행복의 물질적 조건의 성취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했다. 경제학에 관한 여러 가지 정의를 종합하면, 경제학은 “희소성이 지배하는 상황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생산하고, 분배하며, 거래하고, 소비하는가를 설명하고 예측하여 인간이 보다 더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인 조지 워싱턴의 사인(死因)은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그가 후두염으로 인해 고열이 나자 당시의 의학상식대로 의사들은 피를 빼는 시술을 했는데, 열이 떨어지지 않자 계속 피를 뽑아서 결국 과다 출혈로 사망했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올바른 진단과 처방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주는 사례인데, 그것은 경제학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질병이 있기 때문에 의학이 있는 것처럼 빈곤, 실업, 인플레이션, 불평등, 외환위기, 불황 등 여러 가지 경제적 질병(경제문제)이 있기 때문에 경제학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경제학은 사회의 질병을 진단하고 그것에 대해서 처방하는 일종의 사회적 의학이라고 할 수 있다. 경제학에 있어서도 올바른 진단과 처방이 정말 중요하다. 1930년대의 대공황기에 케인스는 그 원인과 처방을 올바로 제시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여기서 경제학자들이 당대의 경제문제를 어떻게 진단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려고 했는지 잠깐 살펴보자.

 

경제사상은 아주 오래 전부터 있었으나 하나의 독립된 학문으로서의 경제학은 약 200여 년 전에 경제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아담 스미스(Adam Smith)에 의해 비롯되었다. 그는 불행하게도 유복자로 태어났으며 평생 독신으로 살았다. 그는 글라스고우 대학에서 도덕철학교수로 일하다가, 파격적인 조건으로 귀족 가문 자제의 가정교사로 채용되어 학생 일행을 데리고 프랑스와 스위스로 여행하였다. 그는 거기서 계몽주의 철학자들과 자유방임을 주장하던 중농주의자들을 여러 명 만났고 그 영향을 받기도 했다. 그러던 중 매우 심심해서 쓰기 시작했다고 전해지는 책이 그 유명한『국부론』(1776)이란 책이다. 그 책의 중심사상은 시장의 확대가 경제발전을 초래하므로 자유로운 거래와 자유무역을 방해하는 모든 중상주의적 요소들을 제거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 후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하므로 식량부족으로 인해 인류는 비참한 상황을 맞게 된다는 주장을 담은『인구론』의 저자인 맬서스(Thomas Malthus)와 비교우위론에 입각한 자유무역론으로 유명한 리카도(David Ricardo),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추구한 공리주의자 밀(Jonn Stuart Mill) 등 영국 고전학파 경제학자들이 스미스의 경제학을 토대로 자유주의 경제학을 발전시켰다.

 

그런데 그 당시에 자본주의 사회는 이전 시기와 비교해서 빠르게 경제성장을 이룩했지만 매우 불평등하였고, 노동자들의 처지는 비참하였다. 이에 자본주의 체제를 보다 평등하고 빈곤이 없는 체제로 변혁하고자 한 사회주의 사상이 출현하였고, 이 사상을 더 체계화한 것이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이다. 마르크스는 학창 시절에 폭음과 낭비벽이 심하여 부모의 속을 많이 썩였다고 한다. 그는 신문기사 때문에 프러시아 정부의 압력으로 인해 파리로 가면서 사회주의자가 되었고, 영국으로 망명한 후에는 경제학 연구에 전념하였다. 그가 쓴『자본론』은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의 교과서이다. 그의 핵심 사상은, 자본주의 체제는 자본가가 노동자를 착취하는 체제이고, 이 체제는 결국 붕괴하여 사회주의 체제로 대치된다는 것이었다.

 

19세기 말에 고전학파 경제학과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의 대립 가운데, 고전학파를 계승하면서 그것을 현대화한 신고전학파 경제학이 등장하여 고전학파를 대체하기에 이르렀다. 신고전학파 경제학자들은 경제학에 새로운 한계원리와 수학을 도입하여 경제학을 자연과학의 물리학처럼 정밀한 과학으로 만들고자 하였다.

 

1929년부터 1930년대에 걸쳐 미국에서 역사상 유례없는 대공황이 발생하여 세계로 파급되자 영국의 천재적 경제학자인 케인스(John Maynard Keynes)가 등장하였다. 그는 온갖 방면에 다재다능했고, 토론의 달인이었으며, 증권투자에 큰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그는 케임브리지 대학을 졸업하고 공무원 생활을 했고, 나중에 학자와 교수로서의 길을 걸었다. 그는 대공황을 계기로 1936년에 불후의 명저인『일반이론』을 출간하였으며, ‘이제 자유방임주의는 끝났다’고 하면서 재정지출을 과감하게 증가시키는 강력한 재정정책에 의해 불황을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의 새로운 경제학을 케인스학파 경제학(Keynesian economics)이라고 한다.

 

그 후 한동안 케인스학파 경제학의 시대가 지속되었으나, 오스트리아 출신의 하이에크(Friedrich August von Hayek)와 미국 시카고 대학의 프리드만(Milton Friedman)을 중심으로 한 신고전학파 경제학자들의 끈질긴 노력과 미국과 영국의 보수 정부의 출현에 의해 케인스주의의 정부개입 정책을 거부하고 자유방임주의를 주장하는 신고전학파 경제학이 다시 부활하여 1980년대 이후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학의 위치를 차지해 왔다. 그런데 최근에 미국에서 시작된 세계적 금융위기로 인해서 정부개입을 강조하는 케인스학파 경제학의 영향력이 다시 살아나고 있는 중이다.

 

이처럼 경제학은 현실의 경제문제를 대상으로 하여 그 원인을 밝히고 치료방법을 모색하는 학문이며, 이런 의미에서 매우 실천적인 학문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현실의 경제문제가 달라지면 새로운 경제학이 출현하곤 하였다.

 

 

 

 

 

 

 

 

 

 

 

 

 

 

 

 

 

 

 

 

 

 

 

 

 

 

 

 

 

 

 

 

 

 

 

 

 

 

 

 

 

 

유쾌한 일상의 경제학

이재율 | 문영사 | 2010

 

경제학의 원리를 역사와 일상 등과 접목시켜 쉽게 풀이해 놓은 책. 막연했던 경제문제들이 왜 나왔는지에 대해 설명해주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