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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의 경제 - 규모가 클수록 좋다 … 이준구『새 열린경제학』

※ 규모의 경제

① 생산량이 증가할 때 장기평균비용이 감소하는 경우 규모의 경제(economics of scale), 그리고 생산이 증가할 때 장기평균비용이 상승하는 경우를 규모의 불경제(diseconomics of scale)라고 한다.

② 기업의 설비규모가 일정수준에 도달할 때까지는 장기평균비용이 하락하는 규모의 경제가 발생한다.

③ 그러나 기업의 설비규모가 너무 커지면 장기평균비용이 상승하는 규모의 불경제가 방생하므로 장기평균비용(LAC)곡선이 U자형 형태로 도출된다.

④ 장기평균비용 최소점에서의 시설규모인 SAC을 최적규모시설이라고 한다. → 최적시설규모는 장기적으로 세울 수 있는 시설규모 중에서 가장 효율적인 규모를 의미한다.

⑤ '규모에 대한 수익(수확)'은 모든 생산 요소를 동일한 비율로 변화시킬 때 사용되는 개념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기업이 생산량을 증가시킬 때 모든 생산요소를 동일한 비율로 증가시키지는 않는다. 예를 들면, 기업이 생산설비를 2배로 늘린다고 해서 회계담당자나 경비원의 수를 두 배로 늘리지는 않는다.

⑥ '규모의 경제'는 기업이 생산량을 증가시킬 때 생산요소의 투입비율이 변하는 경우까지 포함해서 장기평균비용이 낮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즉, '규모의 경제'는 '규모에 대한 수익(수확) 체증'을 포함하는 보다 일반적인 개념이다.  

 

 

현대의 산업사회에서는 인구가 많은 게 도리어 유리한 측면도 있다. 만약 우리나라의 인구가 5백만 명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면 지금과 같은 산업발전을 이룩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국내 시장이 협소하면 자연히 공장들의 규모가 작을 수밖에 없는데, 그런 규모로는 국제 경쟁력을 갖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 공장의 경우 적어도 연간 몇 백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어야 세계 유수의 기업들과 겨룰 수 있다. 한해에 고작 몇 천대의 자동차밖에 생산하지 못하는 공장이라면 거의 모든 일을 사람의 손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어 생산비용이 엄청나게 많이 들 것이다(페라리나 람보르기니 같은 고급차가 아니라 대중용 차를 만드는 데도 그렇게 높은 비용이 든다는 말이다).

 

자동차나 가전제품 같은 공산품은 대량으로 생산하는 체제를 갖추어야 가격경쟁력이 생긴다. 규모가 커질수록 생산단가가 낮아지는 생산기술의 특성이 그 산업들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규모가 커지면서 생산단가가 낮아질 때 규모의 경제(economies of scale)가 존재한다고 말한다. 오늘날 많은 산업에서 범세계적인 차원의 인수⋅합병(M&A) 바람이 불고 있는데, 이는 규모의 경제를 최대한 활용하려는 경영전략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규모의 경제가 나타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우선 생산규모가 커지면서 분업에 의한 전문화가 가능한 데서 규모의 경제가 나타날 수 있다. 스미스(A. Smith)는「국부론」에서 핀 만드는 공장의 예를 들어 분업이 생산의 효율성을 얼마나 현저하게 향상시킬 수 있는가를 생생하게 설명했다. 하루 몇 십 개의 핀을 만들 정도인 작은 생산규모에서는 한 사람이 철사를 만들고, 자르고, 뾰족하게 만드는 일을 모두 도맡아 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생산이 효율적으로 이루어 질 수 없어 핀 하나의 생산단가가 무척 높을 수밖에 없다. 이를 보면 분업에 의한 전문화가 가능해지는 데서 규모의 경제가 생길 수 있음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순수하게 기술적인 요인에 의해서 규모의 경제가 나타나기도 한다. 공학에서는 어떤 시설의 용량을 증가시키는데 소요되는 비용과 관련해 소위 ‘’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규칙은 시설용량을 k배로 증가시키려고 할 때 이에 드는 비용은 배로 증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예를 들어 수돗물의 생산능력을 두 배로 증가시키는 데 드는 비용은 원래 비용의 두 배가 아니라 배, 즉 1.52배가 된다는 말이다. 나아가 생산 능력이 세 배가 되려면 비용이 1.93배, 네 배로 되려면 2.30배라는 식으로 변화해 간다. 이는 수돗물 1톤당의 생산단가가 점차 떨어지는 규모의 경제가 나타날 것임을 뜻한다.

 

그런데 규모의 경제가 현저하게 나타나는 산업에서는 경쟁체제가 성립하기 어렵다. 처음에는 여러 개의 기업이 경쟁하고 있다 하더라도, 그 중 한 기업이 생산수준을 크게 늘리면 다른 기업들은 곧 도태되고 만다. 규모의 경제로 인해 이 기업의 생산단가가 다른 기업보다 현저히 낮아져 경쟁을 하려야 할 수 없는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규모의 경제가 현저한 산업에서는 자연발생적으로 독점화 경향이 나타나게 된다. 이런 이유로 발생하는 독점체제를 ‘자연독점’(natural monopoly)이라고 부르는데, 이를 인위적으로 해체해 경쟁체제로 만들려고 하는 것은 그리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독점기업을 여러 개의 기업으로 나누는 과정에서 생산단가가 더 높아지는 비효율성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예 독점의 상태로 놓아두고 불공정거래가 발생하지 않도록 규제를 하는 것이 더욱 현명한 대응이 된다.

 

 

 

 

 

 

 

 

 

 

 

 

 

 

 

 

 

 

 

 

 

 

 

 

 

 

 

 

 

 

 

 

 

 

 

 

 

 

 

새 열린경제학

이준구 | 다산출판사 |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