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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어주는Girl/느낌표가있는구절

저는 행복의 비밀을 알게 되었어요 … 진 웹스터 『키다리 아저씨』

엄격한 고아원에서 힘든 생활을 하던 주디는 한 후원자의 도움으로 대학에 간다. 후원자가 마련해 준 그녀의 대학생활은 그녀를 꿈꾸게 하고, 행복을 맛보게 한다. 『키다리 아저씨』는 이런 주디가 ‘키다리 아저씨’라고 부르는 그녀의 후원자에게 대학생활을 편지로 전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동화가 주는 낭만은 아마도 현실을 잠시라도 잊고 그 안에 푹 빠질 수 있다는 것일 것이다. 특히 편지라는 형식은 내가 바로 편지를 받은 것 같은 느낌을 주어 빠져들게 한다. 백 년 전의 소녀가 보낸 솔직하고 구김 없는 편지는 오늘의 나에게 직접적 배달되어, ‘아무리 힘들어도 희망을 잃지 않고 현재를 즐기며 살아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내 현실도 주디에게 온 행복처럼 구김 없이 밝아질 것만 같다.

 

 

 중요한 것은 큰 기쁨을 얻는 것이 아니에요. 작은 것에서 커다란 기쁨을 만들어 가는 거지요. 아저씨, 저는 행복의 비밀을 알게 되었어요. 그건 현재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겁니다. 과거의 일을 영원히 후회하면서 살아가거나 미래의 일을 기대하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이 순간의 일에서 최대의 행복을 얻는 거예요. 그건 농업과 같아요. 조방 농업과 집약 농업이 있는 것과 같은 거지요. 저는 후자의 집약적인 생활을 하고 싶습니다. 저는 매순간을 즐기며, 제가 인생을 즐기며 살고 있다는 사실을 순간순간 느끼려고 해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삶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경주를 하고 있어요. 그들은 지평선을 지나 결승점에 도달하려 하고, 그곳에 도착하려는 열기로 숨이 가빠서 헐떡거리느라, 옆을 지나가는 조용한 시골의 아름다운 모습을 놓쳐 버리곤 하지요. 그러다가, 결승점에 도달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별 차이가 없고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그땐 이미 늙고 지쳐 버린 뒤예요. 저는 길가에 앉아 작은 행복들을 쌓아 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비록 제가 위대한 작가가 되지 못하더라도요. 제가 철학자 같지 않나요?

 

 

 

 

 

 

 

 

 

 

 

 

 

 

 

 

 

 

 

 

 

 

 

 

 

 

 

 

 

 

 

 

 

키다리 아저씨

진 웹스터 | 오경인 역 | 윤진경 그림 | 느낌표 | 2002

 

가슴 떨리는 첫사랑의 기억을 되살려주는 로맨스 소설의 고전. 고아인 제루샤 애벗이 자신의 문학적 재능을 인정한 든든한 후원자를 만나 성장하는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