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방범』 3부에서 사람들은 아미가와 고이치의 거짓말에 놀아난다. 자신의 계획에 의해 범인으로 누명을 쓴 가즈아키의 여동생에게까지 접근해 가즈아키의 무죄를 주장하는 아미가와의 모습은 소름까지 끼치게 한다.
명문대생으로 ‘저 사람은 절대 그럴 리 없다’는 인상을 가진 아미가와. 사람들 속에 그는 호감형 인물이다. 이런 점을 아미가와는 역이용한다. 자신이 진범이면서도 그 사실을 철저하게 숨기고, 친구의 억울함을 풀겠다며 책을 쓰고, 방송에까지 나가 일명 ‘정의의 용사’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 낸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피해자의 아픔을 이용하는 사람도 있고, 겉모습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이 풍조를 이용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아래의 아키쓰의 말처럼 진실은 반드시 밝혀지며, 그 진실을 밝히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는 이들이 있다는 것을 믿고 싶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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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가와 고이치는 아주 교묘하게 행동했습니다. 그가 한 행동은. 만일 그가 진범이라면 절대로 할 수 없는 것뿐이었으니까요. 적어도 지금까지 우리가 가지고 있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었습니다. 그게 우리의 맹점이었지요. 그에 대한 다른 의문이 나올 때 까지 그의 성문 감정을 해보려는 생각도 못 했어요. 어떤 방송국도 하지 않았죠. 그럴 필요가 없었으니까요. 진범 X를 찾기 위해 전 일본의 남자들을 하나하나 붙잡아 조사한다 해도 아미가와 고이치는 제일 먼저 제외될 수 있어요. 모두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당연합니다. 진범은 숨어 있다고 다들 믿고 있으니까요. 제 발로 밝은 장소로 기어나올 리 없다고요.
아미가와 고이치는 그런 과거의 상식으로는 가늠할 수 없는 인간이었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그가 범죄를 저지른 동기가 우리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무엇이었기 때문일 겁니다. 솔직히 말해, 아직도 우리는 믿을 수가 없습니다. 아미가와 고이치가 대체 무엇을 위해, 어떤 목적으로 이런 짓을 벌였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상사 중 한 명은 그저 거대한 한 편의 연극을 벌이고 싶었던 거라고 설명했지만, 그것도 이해하기 힘들어요.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단지 그가 대단한 거짓말쟁이라는 것뿐입니다. 무서울 정도로 말을 잘하는 놈이지요.
그렇지만, 마에하타 씨, 거짓말의 유효기간은 짧아요. 그 거짓말이 화려하면 화려할수록 말이죠. 그가 세상에 나온 것은 1월 22일. 오늘까지 며칠이 지났습니까? 사십 일도 넘었습니다. 지금까지 오래 버텨온 셈이에요. 하지만 이제 한계입니다. 놈은 이제 끝이에요.” -pp.474∼47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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