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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어주는Girl/감성ART여라

생생한 움직임을 그린 집단 초상화 … 램브란드 《야경》

The Night Watch / 1642 / Rembrandt Harmensz Van Rijn / 캔버스에 유채 / 363x437cm

 

 

 

 

 

 

 

스캔들 미술사

하비 래클린 | 서남희 역 | 리베르 | 2009

 

『스캔들 미술사』는 모나리자나 게르니카 등 26편의 명화에 얽힌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미술은 삶에 관한 것이다. 궁극적으로 그 뒤에 담긴 이야기들은 미술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인간의 이야기인 것이다."라는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은 그림에 대한 보편적인 지식뿐만 아니라 그림이 담고 있는 인간들의 이야기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림 속에 숨어 있는 '스캔들'을 맛깔 나게 담고 있다.

 

「야경」은 대장과 부관의 통솔 하에 행진할 준비를 하며 길에 모여 있는 암스테르담 민병대를 보여준다. 중세 이래, 네덜란드 전역에서 무장 시민군인 민병대들이 조국을 침략에서 지키기 위해 구성되었다. 그러나 렘브란트가 이 초상화를 그렸을 때는 공격의 위협, 특히 스페인의 위협이 줄었고, 이 민병대의 역할은 계속되었으나 일종의 신사 클럽 같은 분위기로 바뀐 상태였다. 이들은 보통 민병대 홀에 걸 그림을 주문했다. 민병대원들, 또는 그들이 갖고 다니는 머스켓 총의 전신인 총신이 긴 화승총의 이름을 따서 지어진 화승총 대원들은 이 그림에 자신이 나타나는 밝기에 따라 화가에게 줄 비용을 담당했던 암스테르담의 지도적 시민들이었다.

 

「야경」의 어두운 배경에도 불구하고 이 장면은 저녁이 아니라 낮 장면이다. 1940년대에 그 그림을 손질하다가 이제까지 그림자라고 생각했던 부분은 사실상 두터운 세월의 때와 먼지였음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 그림은 민병대의 주 업무가 야간 경비를 서는 것이라서 오랫동안 「야경」이라고 잘못 붙여져 내려왔다.

 

 모든 면에서 이 그림은 화가의 뛰어난 기술과 지성을 보여준다. 이것은 전통적인 정적 자세로 서 있는 게 아니라 극히 생생한 움직임을 보이는 사람들을 그린 집단 초상화이다. 짧은 상의와 어깨띠에서부터 무기와 건축물에 이르기까지 세부사항과 색채는 완벽한 미술적 효과를 나타낸다. 대장의 손과 부관의 창은 놀라운 입체적 효과를 보인다. 빛과 그들의 대조는 렘브란트가 명암을 능숙하게 사용하며 극적인 배치를 강조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두 주요 인물, 즉 프란스 바닝 코크와 부관 빌렘 반 루이텐부르크는 마치 조명을 받은 듯 환하게 빛나며 대담하게 구도의 정중앙에 자리 잡고 있다. 또한 이들의 왼쪽에는 민병대가 모인 데 흥분한 젊은 여자가 특히 밝게 강조되어 보는 이를 주위의 군중들 속으로 끌어들인다.

 

과거에 흰색을 낼 때 사용한 안료에는 납 성분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았다. 납은 공기 중의 황화수소와 결합하여 검은색을 띠는 황화납(PbS)로 변하는데, 렘프란트의 <야경>, 밀레의 <만종> 등과 같은 작품은 화가가 그렸을 당시보다 색이 많이 어두워졌다고 한다.